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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사 <세종학당 개설에 재미 한글학교가 반발하는 까닭>
교원·학생 유출 우려…예산 지원 차등에도 불만
"한글학교 연륜과 세종학당 전문성 조화 이뤄야"
2012년 10월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세종학당재단' 출범식(자료 사진)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3/02/18/0608000000AKR20130218182100371.HTML ... 2/18/2013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해외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 설립을 두고 일부 지역 한글학교
교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 "현지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세종학당이 세
워져 한민족 정체성 교육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속 46개 한글학교 명의로 나온 성명서에서 협의회는 "세종학당은 애초 취지에 맞게 한국어를 보
급하기 어렵고 설립 요구가 있는 곳에 세워져야 한다"면서 "미주에는 수십 년의 노하우를 지닌 1천여
개의 한국학교가 한국어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미영 서니베일 다솜한국학교 교장은 1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2011년 샌프란시스코에
세종학당이 문을 연 이후 실리콘밸리에도 추가로 개설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세종
학당 때문에 교사·학생이 유출되고 경쟁 분위기가 조성되면 한국학교에서 이뤄지던 자원봉사 차원의
한국어 교육은 실종되고 학원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내주에도 한 차례 더 성명을 내는 등 본격적으로 공론화에 나설 예정이다.
세종학당이 신규 개설된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돼왔다.
한글학교 관계자들은 세종학당의 설립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세종학당이 한글학교의 영역을 잠식
한다고 우려를 표명하는가 하면 차별적인 지원에 따른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재미한국학교 워싱턴 지역협의회의 이승민 회장은 "한국학교에서 실력 있는 교사들이 오랜 기간
동포 차세대의 한글 교육에 힘써왔는데 세종학당이 확대되면서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이 회장은 "한글학교는 한인사회를 통한 한국어와 문화 교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정부
의 한국어 보급 정책이 기존 한글학교의 성과를 고려하며 추진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독일 지역의 한 한글학교 교사도 "한글학교 가운데는 현지인 성인반을 개설해 운영비를 마련하는
곳도 있는데 세종학당이 확대되면 학생이 빠져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외동포재단의 한 관계자는 "세종학당과 한글학교가 충돌 없이 공존하는 지역도 많지만 많은 한
글학교가 탄탄하게 운영되는 미주 지역 등에서는 세종학당 설립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해 출범한 세종학당재단이 관할하는 세종학당은 '외국어 또는 제2언어로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자를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리고 교육하는 기관'이다. 현재 43개국에 90곳이 개설
돼 있다.
이 가운데 68곳이 2011∼2012년에 문을 열었으며 올해도 25곳 안팎이 추가로 개설될 계획이다.
한글학교는 재외동포 차세대를 대상으로 주로 주말에 한국어 등을 가르치는 곳이다. 재외동포재단
에 따르면 118개국에 1천925개가 운영되고 있다.
원칙적으로 세종학당은 성인을 포함한 외국인, 한글학교는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의 동포 차세
대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동포 2∼4세 가운데 사실상 외국인과 다름없는 사례가 적지 않고, 일부 한글학교는 현지인
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교실을 운영해왔기 때문에 두 기관의 교육 대상이 부분적으로 중복되는 것은
불가피한 형편이다.
게다가 한국어 교원 자원이 한정돼 있으므로 한글학교에서 세종학당으로 교원이 유출되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지원 예산의 규모도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기준으로 세종학당에는 곳당 평균 3천400만 원, 한
글학교에는 학교당 평균 400만 원가량이 각각 지원됐다.
최미영 교장은 "미래의 민족자산인 재외동포 차세대 학생들보다 외국인에게 더 많은 지원이 이뤄
지는 점은 개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세종학당 측은 상호주의에 입각한 문화 교류 활성화와 한국어 교육 대표 브랜드 육성
이라는 목적에 따라 개설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지 한글학교와 공존을 모색하
는 방향으로 입지 선정과 운영 방식 등에 신경을 쓸 방침이다.
이교택 세종학당재단 사무총장은 "세종학당 설립과 관련해 일부 지역에서 갈등이 있다는 점을 구
체적으로는 알지 못했다"면서 "현지 세종학당과 한글학교가 정보 공유 등을 하며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달 말까지 세종학당 신규 설립 신청을 받고 있는데 각 공관의 의견을 충분히 듣
고 현지 실사도 거쳐 필요한 곳에 들어서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세종학당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글학교를 지원하는 재외동포재단은 외교통상부 산하라는
점에서 부처간 업무 중복이 근본 원인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이밖에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교육
원도 해외 한국어 교육을 맡고 있다.
최용기 국립국어원 교육진흥부장은 "현 정부가 여러 부처에 나뉜 관련 업무를 통합하려고 시도했
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장은 "한국어 보급이라는 큰 틀은 모두 공유하는 부분"이라며 "동포사회에서 자생적으로 이어
져온 한글학교의 연륜과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세종학당의 전문성이 결합할 수 있도록 함께 가
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2013-02-19 14: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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