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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한국학교 교사들이 개발한 한국역사문화 교재 (2010/06/05)
Details
Category: Photo Video Gallery
15 June 2010
Last Updated: 15 June 2010
Hits: 1043

한국학교 교사들이 개발한 한국역사문화 교재 (2010/06/05)

제목: 재외동포 학생들을 위한 한국역사문화 교재
글: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 회장 최미영

지난 2009년 플로리다에서 개최되었던 한국학 국제교육학술대회에서 연합뉴스 취재에 응한 한국학교 교사들은 현지 정서와 실정에 맞는 한국어 교재를 원한다고 모두 입을 모았었다. 이런 바람과 요구는 비단 2009년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한국어 교재도 그러하지만 한국역사문화 교재의 문제는 한층 심각하다.

최근 들어 미주에는 설립 30주년 이상이 되는 한국학교가 늘어가고 이와 함께 2세와 3세가 주류를 이루어가며 동포 학생들이 점점 더 미국 사회에 동화되어 가는 가운데 정체성을 바르게 키울 수 있는 역사문화 교육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주말 한국학교에서 한국 역사와 문화를 교육하는 데에는 커다란 난제가 있어 왔다. 첫째로 우리는 동포학생들의 현실을 반영하며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한국역사문화 교재를 찾지 못했고 둘째로는 교사들이 쉽게 가르칠 수 있는 교사용 역사 문화 지도서 및 멀티미디어 교재가 없었다.

대부분의 한국학교 교사들이 역사를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작용해 왔다. 이러한 여건으로 인해 주말 한국학교에서의 한국 역사 및 문화 교육은 매우 필요하면서도 풀기 어려운 과제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고 할지라도 함께 하면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본 협의회는 크게 경험한 일이 있었고, 이것이 한국 역사문화 교재의 개발을 시작하게 된 기폭제가 되었다. 그 경험은 바로 지난 2008년 11월, 본 협의회가 힘을 모아 캘리포니아 주 교육부 읽기 교재에서 ‘So Far From the Bamboo Grove’ (일명 ‘요코이야기’)를 퇴출하게 된 일이다. 우리는 처음에 어떻게 일을 해야 할 지도 몰랐지만 함께 하다 보니 길이 열렸고, 결국 요코이야기는 2009학년도부터 캘리포니아의 정규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게 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뒤이어 우리는 퇴출된 교재 대신에 우리의 것을 넣어야 하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때마침 2009년은 캘리포니아 주 교육부 역사 및 일반사회과 Framework가 개정되는 해였다. 당시 캘리포니아 주는 킨더가튼에서 12학년까지 13년간의 교육 중에 한국에 관한 것이라고는 한국 전쟁과 일본 식민지에 관한 두 가지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1년동안 공청회에 참석하고 세 차례에 걸쳐 청원서를 제출하였다. 그 결과 2학년, 4학년, 7학년, 8학년, 10학년, 11학년, 그리고 12학년에서 한국에 대한 내용을 가르치도록 하는 교육과정 개정안 및 수정안이 확정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적어도 2012학년도부터는 캘리포니아의 모든 학교에서 각 학년의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에게 한국에 관하여 가르치게 되었다.

이에 더하여 본 협의회에서는 주말 한국학교에서 자신의 뿌리와 한국의 자랑스러운 역사 문화에 대하여 학생들이 흥미롭게 배울 수 있고 교사들은 용이하게 교수할 수 있는 교재를 만들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 결과 지난 2009년 2월 북가주역사문화교육위원회가 결성되었고, 한국 역사문화 교재를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모두 한국학교 교사인 총 9명의 저자와 8명의 편집인으로 이루어진 위원회는 먼저 교재 개발을 위한 기획서를 작성하고 단원을 구성했으며, 2개월에 한 번씩 만나서 각자가 맡은 단원을 발표하였다. 위원회는 독립운동을 연상하리만치 치열하게 논의를 주고 받았는데, 각 위원들은 발표된 자료의 타당성과 수업 가능성, 신뢰성, 윤리성 등에 대하여 거침없이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토론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교재가 책으로 탄생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야 했다. 단원을 구성하는 일만도 매우 어려워서 여러 차례의 만남을 통하여 결정되었다. 그 중에서도 5천년의 세월 동안 쌓여온 우리의 역사 문화 중에서 어떤 내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마침내 한국학교의 수업 기간인 36주를 기본으로 하여 약 30주를 가르친다고 예정하고 30단원을 주제별로 선정하였다. 교재는 교사용 지도서, 교사 지도용 파워포인트 및 참고용 동영상, 학생 활동 워크북으로 개발되었다. 그 중에서 학생활동 워크북은 한국학교에 다니는 K-12학년의 학생들이 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발달 상황과 눈높이에 맞도록 구성하였다.

이렇게 개발된 교재는 본 협의회 웹사이트에 탑재하여 본 협의회 소속 한국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미주 및 전세계의 한국학교에 하루빨리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직은 베타파일이고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생각에 우선 본 협의회의 학교에서 먼저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각 학교에서는 교장 선생님과 역사문화 담당 교사가 웹에서 다운받아 각 학교의 실정에 따라 사용하였는데 어떤 학교에서는 1주일에 30분씩 매 주 역사 문화 시간을 배정하였고, 또 다른 학교에서는 특활에 역사문화반을 마련하여 중점적으로 가르치기도 하였다.

비록 열정과 패기로 모였지만, 편찬위원들도 배움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문제도 있었고 깨달음도 있었다. 첫째로 우리는 역사와 문화를 2세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현재 기존의 한국 역사 교재는 학생들이 한 단락을 이해하기 위해 단락의 거의 모든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야 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한국학교의 선생님들이 연대와 인명을 암기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공부해 왔기 때문에 역사를 교육하는 것을 힘들어 하였다.

이런 현실을 깨닫고 우리는 주제 중심으로 된 단원의 내용을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교사와 학생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질문과 논의를 통해 이해해 가는 방법으로 하자고 결정하였다. 학생들이 생각하고 느끼게 하며 실제로 해보는 활동(hands-on project) 등을 통하여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다른 것은 1세 교사들이 다 떠먹여주는 그런 교육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찾아보고 비교해 보아 자신의 뿌리에 대한 자랑스러운 마음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교재를 만들면서 때때로 우리 1세 편찬위원들의 목청이 한껏 높아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우리들은 2세들은 1세와는 다르다는 점을 기억하며 냉정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면 독립운동과 독도 문제 같은 내용들을 다루면서 위원들은 우리 민족이 국난을 극복하며 열심히 살아온 민족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문제에 대한 정답을 즉시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보다는 학생들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즉 한국의 독립 운동이 무엇이 중요한지, 왜 그렇게 했는지,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질문에 답함으로써 스스로 깨닫고 배우는 방법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학생 활동지를 마련하였다.

둘째로 우리 위원회는 역사와 문화는 한글을 익힌 후에 배워야 한다는 선입견을 깨기로 했다. 우리는 2세 학생들이 그들의 발달에 맞는 활동과 내용으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지 않았음에 주목했다. 그저 어느 정도 학년이 올라가서 한글을 읽을 수 있을 때에 문자로만 배웠기 때문에 그들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어렵게 느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린 학년에서부터 스토리텔링, 그림과 사진, 동영상, TPR(Total Physical Responses) 등을 통하여 수업한다면 놀이처럼 흥미롭고 즐겁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동영상 비디오도 한글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너무 많은 내용이 아니라 간단한 내용을 짧게 보여주는 것이 더 좋았고, 어렵고 긴 내용은 영어로 된 비디오를 통해서 배울 때에 더 많은 효과를 가져왔다.

많은 것을 가르치기 보다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고 그들이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다. 예를 들면, 한 편찬위원은 금속활자와 관련된 반크 제작 ‘직지’ 영문판 비디오를 5-7학년 학생들에게 보여 주었는데, 상당히 길고 생소한 내용이었음에도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며 “아, 그렇구나!”하고 감탄했고, 즐겁게 배웠다고 증언하였다.

최근에 일본이 2011년부터 사용할 초등학교 검정 교과서에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싣도록 하여 한국 및 동포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를 제재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한국학교에서는 어린 학생부터 독도에 대하여 가르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린 학생들은 독도를 지도에서 찾을 수 있고,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것을 말할 수 있게 가르치고, 점차적으로 독도에 대한 역사를 더 많이 가르쳐 독도에 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하고 외국 친구들에게 독도가 왜 대한민국의 영토인지를 알리는 프리젠테이션을 하거나 독도 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가진 다른 나라의 경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는지를 조사 연구 해보게 하는 등으로 가르치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 어린 나이부터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관해서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마음에 내면화되어 잊혀지지 않고 또 다음 세대에게 이어가며 가르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로는 교재를 집필하면서 편찬위원들은 그 동안 몰랐던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에 대하여 눈을 뜨는 계기가 되었다. 아파트는 알았어도 과학적이고 자연친화적인 한옥을 몰랐고, 신라 금관에 들어있는 의미와 첨성대의 뜻도 모르고 지내왔다. 세계 유산에 등재된 우리의 문화유산이 그렇게 귀하고 자랑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고 있고 있는 미주에도 우리의 역사적인 사적과 인물이 많음에도 제대로 알지 못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만 해도 우리의 역사적인 사적이 여기 저기에 있고, 역사적인 인물들도 많이 살고 계시다. 이제 이 분들이 돌아가시고 그 분들의 이야기가 후손들에게 알려지지 않는다면 그런 모든 이야기는 땅 속으로 묻히게 될 것이다. 교재를 편찬하면서 그런 사항을 깨닫게 된 점은 매우 큰 수확이라고 하겠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우리는 작년 말에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큰따님이신 안수산 여사를 찾아 뵙고 우리 협의회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말씀 드렸다. 이야기를 들으신 안 여사님은 매우 기뻐하셨고, 여러 가지 자료도 준비해 주셨다. 미주뿐 아니라 700만 한민족 동포들이 살고 있는 세계 여러나라에도 한인 이민사 및 독립운동과 관련된 여러 사적지와 인물들 그리고 자랑스러운 한국인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안다.

우리는 이런 사적지와 인물을 발굴해서 학생들에게 롤 모델로 알려주고 가르칠 필요가 있다. 교재가 출판되어 나온 후에도 우리는 교재를 웹사이트에 올려놓고 계속 개정해 나갈 예정이다. 그렇게 하면 새로운 이야기들이 계속적으로 쌓이고 우리 모두 함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학생들의 흥미와 눈높이에 맞추어 개발된 교재를 잘 가르치는 방법을 선생님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했다. 그리하여 3차에 걸쳐서 교사연수회를 실시하고 효과적인 교수법에 대해 논의했으며 각 학교마다 사용한 후기를 2회의 설문지를 통해 조사했다. 지난 3월 27일 북가주 지역 교사연수회에서는 각 학교의 대표 교사가 사용 방법에 관한 내용을 발표하는 세미나를 가졌다. 각 학교마다 학교의 특성에 따라 가르치는 방안은 달랐지만 내용과 실제 교육에 적용하는 데에는 정말로 귀하고 좋은 교재라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완성된 교재는 현재 출판을 위해 디자인에 들어갔으며 오는 7월, 총 30단원 중에서 15단원이 실린 제1권 교재 “한국을 찾아라”가 출판된다. 학생들이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아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 같아 1권의 제목을 “한국을 찾아라”로 정해 보았다. 연말까지는 제2권을 제작할 예정이다. 2권의 제목은 “한국을 알자”로 정했다. 한국을 찾은 후에 한국에 대하여 잘 알았으면 하는 편찬위원들의 소망이 담겨 있다.

편찬위원들은 교재의 헌사를 “전 세계의 한국학교의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로 정하였다. 이 말은 이 교재가 전 세계의 한국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원하는 마음에서이다. 우리는 지금 작은 씨를 뿌리고 있다. 이 교재가 모델이 되어서 더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이를 통하여 우리 동포 학생들이 모국에 대하여 자랑스러운 마음과 긍지를 지닌 멋있는 세계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렇게 역사문화 교육을 계속하게 되면 우리 학생 중에서 인문학 및 한국 역사 혹은 세계사를 전공하는 학생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사와 변호사로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문학 계통에서도 훌륭한 학자가 많이 나와야 이제까지 숨겨져 있던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도 세계의 학계에 더 널리 알려지고 또한 우리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의 저변도 확대될 것이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생각나는데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좋은 것을 세계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서 함께 향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우리의 2세들이다. 2세들이 우리 문화와 역사를 잘 알고 정체성이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다른 나라 사람들도 향유하게 하는 그런 날을 생각하며 오늘도 교재를 가지고 고민하며 씨름해 본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소망이 있다면 현재 개정된 캘리포니아 주 교육부 역사 및 일반사회과의 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영어판 교재가 나오는 것이다.

이 교재가 나오기까지 시작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은 마음으로 함께 열정과 땀을 쏟은 분들과 후원해 주시고 도움을 주신 기관들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 그 동안에 좌절감도 많이 느끼고 힘든 점도 있었지만 교재를 개발하며 느낀 행복함과 기쁨이 더 컸음을 밝히고 싶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동지인 모든 한국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

<사진은 지난 6월 5일 있었던 학생용 교재 교정 작업 중인 위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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